박근혜 의원이 보는 역사관이다. 5.16 군사쿠데타
박근혜 의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그녀의 입장은
그녀에게는 양날의 검이자, 독이 든 성배와도 같습니다. 아무리 외면하고
회피하려고 해도 그녀가 대한민국의 정치의 중심에 있는 한, 이 문제가
경쟁자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박근혜 깍아내리기의 일환이든,
아니면 불행한 역사가 안고 있는 진실을 국민과 역사 앞에 있는
그대로 남기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든 상관없이 끊임없이 그녀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그녀 역시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국민들, 그 중에서도 특히
2040세대를 겨냥하기 위해선 아버지에 대한 입장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캠프 쪽에서 끊임없이 그녀의 5.16에
대한 발언 내용을 수정할 것을 주문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그녀의
신념은 완고합니다. 박근혜 의원은 8일 CJB청주방송 토론회에서
“5·16을 쿠데타로 인정하는가”라는 김문수 후보의 질문에 “아뇨.
(국민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된다”고 답했습니다. 전날 “(5·16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해 지난달 16일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란 발언에서
한 발짝 후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지만,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지요...
자신의 부모를 비판하고 비난하는 일에 자식된 도리로 어느 누가 마음 편할 리
있겠습니까? 박근혜 의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경우에 해당됩니다. 정치인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박근혜의 경우라면 사정이 전혀 다르지요.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박근혜 의원이 대단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
것입니다. 국민이 듣고자 하는 것은 개인 박근혜가 판단하는 아버지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대통령에 출마하는 정치인 박근혜의 입장이라는 것을 그녀가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어제 토론회에서 이런 말도 하더군요. 김문수 후보 등이 "5·16은
헌법 질서 짓밟은 쿠데타"라고 지적하자 “나라 전체가 공산화될 수 있는
위기가 있다”며 “그때에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가 같이 나와야 한다”
고 말이지요. 김문수 후보가 다시 “헌법을 짓밟은 것을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5·16의 공과와) 구분해달라”고 말하자 박근혜 의원은 “그래서 제가 불가피한
선택이라 말씀드린 것”이라며 “(당시) 국가 상황이 국민들이 거의 굶주리고,
나라가 이대로 놔두면 공산화될 수도 있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없어질
수도 있어서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첨언하기까지 합니다...
이 대목에선 거의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고, 헌법의
최고 수호자가 되겠다며 대선에 뛰어든 사람이 총칼로 헌법 질서를 무너뜨린
행위를 옹호하고 두둔하는 것이 과연 사리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서,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라면 국민에 대한 탄압과 폭압 정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믿고 있는 그녀가 과연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을 때 국가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를 생각해 보면 섬뜩해집니다...
박근혜 의원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의적 해석의 오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5.16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변하는 그녀는,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을 본인과 박정희의 추종자들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국민이 판단하는 것임을 정녕 모른단 말입니까? 역사는 이미 5.16은
군사쿠데타라고 정확하게 단정짓고 있으며, 이는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미 내려진 역사의 판단을 사적인 감정을 개입해서 다시 해석하자는 주장은 대단히
위험하며 무책임한 발상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미 이명박
정권 들어 박정희 시대에 대한 "역사적 평가 뒤집기"는 뉴라이트가 주도하는 역사교과서
개편 작업 등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저의가 아니고 이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국민이 원하는 것은 올바른 철학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대통령입니다.
박근혜 의원은 역사공부를 다시 하셔야 겠습니다.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는 본인만 불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이 불행해지는 일이 될테니까요. 당신의 아버지처럼 말입니다....
게시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곳...
아고라에서 펌했다.
'☆ 이런일 저런일 ☆ > 솜사탕의 궁시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 TV토론을 보고서 ~~아 ~~시원한 생각이 든다. (0) | 2012.12.05 |
---|---|
심난한 맘을 달래본다. (0) | 2012.11.26 |
알수 없는 태극기 물결 (0) | 2012.07.10 |
누구를 위한 정치가? 또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 (0) | 2012.04.28 |
앗따~~~오늘은 즐거운 주말인디.... (0) | 2012.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