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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

솜 사 탕 2007. 2. 14. 22:08
      
      행복한 세상
      이효녕 
      가슴에서 심장도 오려내고  
      마음에서 슬픔도 오려내고  
      거울 속에 나 혼자만 남겨놓고  
      생각을 그렇게 모두 버리고  
      빈 마음으로 하얗게 사는 게 행복이지  
      세월이 가면 가는 그대로  
      달이 뜨면 달이 보이는 그대로 
      수십억 횡령한 사건 기사를 보다가  
      신문지 얼굴에 덮고 잠들다 보니
      가진 것 없이 발가벗은 내가 
      해로 떠 저만치 밀려난 오후이다  
      해가 뜨면 뜨는 그대로 
      하루가 가면 가는 그대로   
      가슴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그리움의 다리를 건너   
      부재 안에 들어 세상 바라보면  
      날개 없이 날아다니는 그대 얼굴 보이지   
      안보이면 안 보이는 그대로
      보이면 보이는 그대로   
      세상 하나 저만치 밀어내면 그뿐
      가진 것 아무 것도 없어도  
      마음 위에 사랑하는 사람 얼굴 새겨  
      바라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행복이지